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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신한 상상력이 가득한 김영하의 단편집.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 10점
 김영하 지음/문학동네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 7 
사진관 살인사건 / 35 
흡혈귀 / 75 
피뢰침 / 107 
비상구 / 137 
고압선 / 179 
당신의 나무 / 209 
바람이 분다/ 237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 / 265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바람은 분다. 바람이 분다. 다섯 번을 되뇌고 하늘을 본다.컴퓨터를 켠다. 컴퓨터를 끈다. 컴퓨터를 켠다. 컴퓨터를 끈다.시간이 흐른다. 시간은 흐른다. 시간이 흐른다. 시간은 흐른다. 한 여자를 잊지 못하고 있다.게임을 한다. 게임이 한다. 게임을 한다. 게임과 한다. 게임을 한다.시간이 가지 않는다. 시간이 가지 않는다. 시간은 가지 않는다.불을 끈다. 이제 그녀의 얼굴이 보인다.

 

-김영하의 소설 바람이 분다 중에서-

 

 사실 소설을 영화로 옮기는 것은 쉽지 않다. 많은 소설을 영화화 한 작품들은 “얼마나 원작에 충실하게 했는가?“ 라는 질문에 직면해왔다. 장편소설을 영화와 한 작품들은 사실 많은 부분을 제거하거나 변형을 가해 만드는 것이 대다수이다. (죠제는 제외 단편소설같다가 졸라 잘만듬 하하) 그러다 보면 앞뒤의 상관관계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지 않을 때도 있다. 바람이 분다는 단편소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바람이 분다” 에서는 살을 붙이지는 못할망정 중요한 살들을 제거하는 오류를 범하고 만다. 그래서 영화속에선 조금은 어색한 것처럼 보이는 장면이 등장하고 각 캐릭터의 섬세한 심리 상황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 1인칭인 소설을 영화로 옮기는 것 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대화체 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서술한 것이 더 많기 때문이다. 때문에 모든 생각을 영상과 소리로 표현하기는 매우 까다로울 것 이다. 물론 나레이션이 많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너무 많은 나레이션을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영화에서는 많은 부분을 배제 한다.

 

사실 영화를 본지 오래 되서 그런 건지 머리가 나쁜 건지 잘 생각나지 않는다. 특히 이 영화는 나레이션이 많아서 그런지 구체적인 나레이션이 생각나질 않는다. 그래서 인지 비교를 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런 내 머리가 안타까울 뿐이다. 본론으로 넘어가면 영화에선 소설에서의 제 1장부터 많은 부분을 보여주지 않았다.

 

1장에선 주인공의 전체적인 성향과 소설의 전체적인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꿈도 없고 꿈을 위해 뭔가를 할 의지조차 잃어버린 주인공은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슬쩍 비켜서 있다. 세상을 방관하며 살던 그에게 한 여자가 다가와 부딫쳐 버렸다. 그녀는 그가 오래전에 잊어버렸던 누군가에게 감정을 표출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고 그에게 없었던 목표를 갖게 해주었다. 또 사람에 대한 감정과 행복감을 가르쳐 주었다. 이러한 주인공의 미묘한 감정들을 영화는 많이 표현해 내지 못했다. 또한 주인공의 과거의 대한 회상이나 감상적인 생각들의 많은 부분을 잘라내 버렸다. 이것은 소설에서 중요한 요소 이지만 영화는 그것을 놓쳐 버리고 말았다. 단지 빠른 스토리 진행을 할뿐이다. 그러다 보니 캐릭터간의 상관관계가 어정쩡하게 되어버렸고 진행의 유연성 마져도 떨어뜨렸다. 그 결과 마지막장에 있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이해하고 그렇게 되려 하는 주인공의 심정을 이해하기 힘들게 된다.

 

 영화는 소설 보다 표현에 있어서 제한이 따른다. 소설의 다양한 서술체를 영화는 모두 옮겨 내지 못한다. 영화 “바람이 분다“라는 작품도 소설의 독특한 색체를 지닌 문장을 영화로 표현해 내지 못했다. 특히 에필로그에 나오는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바람은 분다. 바람이 분다. 다섯 번을 되뇌고......(생략)이제 그녀의 얼굴이 보인다” 이런 독특한 문체는 영상으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또한 마지막장에 나오는 “사방이 꽉 막힌 이 지하실로 어디에서 이렇게도 바람이 불러오는 걸까. (생략)바람이 분다. 분다” 라는 표현은 영상으로는 느끼기 힘든 소설만의 감각적인 느낌이다. 또한 그렇게 느껴지는 이유가 영화가 이러한 감각적인 표현들을 영화는 잘 표현해지 못했다는 것이다. 물론 카메라를 이용해 바람이 부는 것을 표현하려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영화 “바람이 분다” 는 소설 “바람이 분다” 라는 작품은 다소 소설의 중요한 요소를 놓쳤다. 또한 소설만의 촉감을 살려내지 못하였다. 그로인해 영화는 구멍이 뻥 뚫린 것 같은 느낌이 되어버렸다. 한마디로 전체적으로 각색에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추가로 배우들의 캐스팅도 적절하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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